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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언론보도

기독교타임즈 기획기사 인터뷰

[ 기독교타임즈 기획기사 ]

 

정신장애인, 우리들의 가족이자 이웃 그리고 친구입니다”

 

태화샘솟는집, 대한민국 ‘최초’의 정신장애인 위한 사회복귀시설
지역사회서 의미 있는 삶 살도록 지원하는 클럽하우스 공동체

 

 



 

2015년 08월 19일 (수) 11:12:23
기독교타임즈 정택은 편집부장

 

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소외된 이웃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하나님의 ‘큰 평화’(태화)를 실현하고 있는 태화복지재단(대표이사 전용재). 다양한 전문사회복지실천을 통해 선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온 태화복지재단은, 현재 전국에 10개의 사업기관을 포함하여 41개의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명실 공히 감리교회의 자랑스런 사회복지기관이다. 이에 본지는 태화복지재단의 다양한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로 정신 장애인들의 삶을 돌보고 재활을 위해 힘쓰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태화샘솟는집(관장 문용훈)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 정신장애인의 가장 좋은 벗, 태화샘솟는집

 

“태화샘솟는집은 정신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는 클럽하우스 공동체입니다.”

 

태화복지재단은 처음 출발부터 그러했듯이 시대의 상황을 분석하고 시대가 요청하고 필요로 하는 다양한 복지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쳐왔다. 특별히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사회가 오직 경제발전과 성장의 빛만 추구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에, 상대적으로 복지의 그늘에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정신질환자들은 자신들의 질병과 씨름해야 했고, 사회적 편견과 소외감으로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이에 태화복지재단은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성인정신건강강좌와 정신질환자들이 정신병원 등에서 퇴원한 후 거처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마라톤클럽이라는 사업들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다가 1986년 4월 직원 3명, 회원 13명으로 태화샘솟는집을 설립,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복귀시설로서의 첫 시작이었다.

물론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역을 처음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주위의 차가운 시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이기에 혹시 발생할 지도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정신질환자들끼리 모이면 부정적인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생각, 장애인 시설을 마치 혐오시설처럼 인식하는 지역주민들의 님비현상 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태화샘솟는집 문용훈 관장은 “정신질환 1년 유병률은(18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의) 14.4%이며 정신질환은 평생 동안 10명중 3명이 걸릴 수 있는 아주 흔한 병”이라고 소개하고 “이중 정신장애로 구분되는 불안장애, 기분장애, 정신병적 장애 등의 유병률은 8.3%(약 264만 명)에 해당된다”면서 “이들 정신장애인들은 약을 복용하면서 자신의 증상을 관리하면 운전, 학업, 취업 등 일반인과 같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사회적 편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태화샘솟는집은 정신장애인을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라기 보다는 단지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환자’가 아닌 ‘회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당사자 방송 프로그램 사진

                                                                                                                                          [ 당사자 방송 프로그램 사진 ]


# ‘환자’ 아닌 ‘회원’으로 여기며 사회적응 도와

 

태화샘솟는집은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거, 건강, 취업, 교육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좋은 벗이자 동료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태화샘솟는집은 정신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부터 남다르다. 정신장애인은 ‘환자’가 아니라 ‘회원’으로서 가능성과 강점을 존중받고 있으며, 회원과 직원이 동료의식을 갖고 모든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론 ‘회원’으로 대하는 것에 대해, 초기 역할에 대한 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신질환자들을 대함에 있어 이들을 의료적인 모델로 교육받아온 직원들이 ‘회원’이라고 했을 때 의료적인 관점과 아울러 사회적인 관점으로 그들을 대하고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낯선 방식이었고, 직원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회원들조차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회원으로 대하는 운영방식은 태화샘솟는집이 클럽하우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는 1944년 미국 뉴욕에서 10명의 정신장애인들이 형성한 자조모임인 WANA(We Are Not Alone)가 그 전신으로, 약 33개국에 300여개의 클럽하우스가 있다.

클럽하우스는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회복해가기 위해 활동하는 곳으로, 이곳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을 ‘회원’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환자라고 부르기 보다는 장점과 강점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도 정상적이고 건강한 욕구와 능력, 정신을 소유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렇게 태화샘솟는집은 클럽하우스 모델로 운영하고 있으며, 마치 여느 회사의 부서처럼 각 부서에 회원을 배치해 일중심의 일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누구나 부서에 소속되어 사회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찾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업무에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강점과 재능, 능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이후 자기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감당하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응력을 높이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독립주거회원 반찬만들기 프로그램

                                                                                                                            [ 독립주거회원 반찬만들기 프로그램 ]

 

 

# 내 집처럼 편안하고 상호 존중하는 공간

 

문용훈 관장은 태화샘솟는집이 정신장애인에게 ‘환영받는 장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장소’,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장소’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태화샘솟는집에는 관장실이 없다.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데스크와 같은 자리가 있는데 이곳이 문용훈 관장이 근무하는 곳이다. 회원들을 맨 처음 맞이하는 사람이 관장이고, 회원들이 시설에 들어오면서 낯선 이에 대한 정신적 경계심을 없애기 위한 시도에서이다.

이와 더불어 태화샘솟는집에서는 회원이나 직원들이 3가지 평등성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공간접근의 평등성, 의사결정의 평등성, 일에 참여할 수 있는 평등성이 그것으로, 회원과 직원들은 상호존중하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마인드를 관장은 물론 전 직원,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회원들에 이르기까지 함께 공유하며 여기에 기초해 다양한 활동, 즉 취업지원, 주거지원, 건강지원, 기타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장애인을 위한 주거시설이나 새로운 형태의 취업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에는 공감하지만 이 일을 선뜻 할 수 있는 상황이나 이를 위해 나서는 기관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태화샘솟는집은 플라워카페 스롤라인 등을 통해 취업의 기회를 제공했고, 1998년 하늘샘이라는 장애인들이 별도로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 후 정신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약 80%가 혼자 사는 것을 원한다는 내용에 근거해 이를 반영해 지난 3년 동안 1인 1실로 된 둥지주택이라는 단독 주거시설을 제공해 정신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범적인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높았고 지난 1년간 7명의 회원이 둥지주택을 통해 독립거주를 실시하고 있으며 태화샘솟는집에서는 약 52명의 회원들이 독립거주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샘솟는집에서는 이에 다양한 형태의 주거시설과 서비스의 확충을 통한 주거지원과 다양한 취업장에서 취업경험으로 보람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체험기회를 확대하며 취업을 알선해 나가고 있다.   

 

인권교육 '크레센도'

                                                                                                                                                      [ 인권교육 '크레센도' ]

 

# 모든 활동에 붙는 한국 ‘최초’ 수식어

 

태화복지재단이 한국최초의 사회복지재단으로, 태화복지재단이 하는 모든 일에는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었다. 그 첫 시작을 열었다는 것은 그와 함께 이를 지켜보며 그 길을 걸으려는 많은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태화샘솟는집도 우리나라 최초의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사회복지시설로 이 분야에서 모든 활동에는 ‘첫’,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정신장애인들의 주거시설을 제공한 일도 처음이었고, 정신장애인들의 외부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도 처음이었다. 또한 단순히 의료적인 관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속에서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법도 처음이었다. 

이렇게 ‘최초’의 활동을 펼쳐나가면서 이러한 활동을 인정하며 격려하는 일과 이 분야의 자문을 요청하는 일들이 늘어났다. 사회복지시설로는 최초로 2006년 보건복지부장관상, 2008년 인권위원장상, 2009년 국무총리상, 인촌문화상(공공봉사부문), 2011년 서울시복지재단 우수 프로그램상, 2012년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러한 표창은 단지 처음 시작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를 지역에 적응시키고 정책에 반영하여 확장했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평가받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인터뷰 모습


# ‘최초’ 넘어 ‘최고’ 시설 평가는 직원들의 열심 덕분

 

태화샘솟는집에서는 매년 시설을 이용하는 회원들의 만족도와 욕구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부서에서 회원과 직원들이 토론한 후 기관장이 진행하는 의사결정회의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는 물론 차년도 사업계획을 정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결정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는 데서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문용훈 관장은 처음에는 정신장애인들의 가족들이 시설에 와서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를 물어보았다면서 이에 대해 문 관장은 자신 있게 다녀보고 결정하라고 했다고 한다. 문 관장은 우리가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보다 회원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했기 때문에 회원들과 가족들은 이에 대한 큰 만족도를 보였고, 새로운 희망을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고.  

 

태화샘솟는집에는 관련법상 정원이 150명으로 되어 있고, 이밖에 비등록회원 등을 합하면 약 300명 정도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직원은 24명이며 그 밖의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활동하며 섬기고 있다.

문용훈 관장은 “태화샘솟는집을 운영하면서 특별히 감사한 것은 직원들이 돈 때문이 아니라 봉사라는 마음으로 사역에 임하고 한명 한명을 정성껏 대하며 힘든 가운데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사역에 임하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감사하다”면서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최고’의 시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직원들의 열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문 관장은 “샘솟는집에서 하는 사역은 ‘치료중심’이라기보다는 ‘지역중심’이기에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들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지역중심으로 도움을 주라고 하는 것이 유엔의 권고이자, OECD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교회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정신질환이 있는 분들을 위한 활동에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문 관장은 “갈수록 실업 등 사람들의 삶의 질이 떨어짐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정신건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감리회 차원에서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특별히 신학대학에서 이러한 사역을 감당할 인재들을 양성하고 현장전문가들을 초청해 함께 건강한 사역을 이뤄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태화샘솟는집 전경

                                                                                                                                                           [ 태화샘솟는집 전경 ]